리뷰

요코미조 세이시 - 긴다이치 시리즈 (+@)

담개쿵야 2024. 12. 10. 21:40

거의 한 달 전부터 읽어왔던 거라... 독파할 때마다 미리미리 한줄평 같은 걸 써놨어야 했는데 까먹어서 초반부는 기억이 살짝 흐릿할 수도 있으니 양해를 바람

당연하겠지만 스포 가득

 

혼진 살인 사건

캡처 하나로 정리

(ㅋㅋ)

다 읽을 때까지도 거문고 줄이 틱 또리링 한다는 트릭은 끝까지 이해 못했는데 영화판 묘사 보고 아 이런 식으로 됐겠구나 하고 겨우 이해된듯? 안된듯 어쨌든 그렇다

초기 단편들에서 이후 장편의 원점이 됐구나... 하는 소재들이 자주 보이는데 여기 실린 <도르래 우물은 왜 삐걱거리나>도 그렇다. 이 진상을 인상깊게 봐서 나중에 이누가미 일족에서 추리 틀려 버림 ㄱㅡ

흑묘정 사건은 그냥저냥 휘리릭 읽었는데 여기서 첫등장하고 이후로도 얼굴 내미는 긴다이치 뒷배 이름이 ㅋㅈㅁ길래 하하 웃었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버전에서는 흑묘정/도르래 대신 나비부인 살인사건이 있길래 읽었는데 여기서는 긴다이치 대신 유리 린타로라는 탐정이 나온다. 뭔가 시리즈가 있는 것 같지만 한국에서는 번역된 게 이것뿐이라... 잘 알려지지 않은듯

근데 찾아보니까 유리 린타로 시리즈는 한국에 정식 발매가 된 적이 없다길래 내가 읽은 이건 뭔데요? 하고 보니까 해적판... 아오 어쩐지 혼진도 혼징으로 번역돼있고 긴다이찌 꼬스께, 이찌야나기, 사꾸라 ㅇㅈㄹ이라 옛스럽긴 했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가극단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오페라 소재가 많이 나오는데 마침 라 트라비아타가 나와서 오옷 이런 우연이! 했다. 소프라노 비올레타와 알토 알프레도<이거 진짜 흥미 있음.

그냥저냥 재밌게 읽었는데... 사건 당시에 이미 선생님 소리 들을 정도로 늙저씨였던 유리 센세가 사가라랑 결혼한 거 읽다가 진짜 눈 튀어나와서 ㅆㅃ!!! 함

 

옥문도

사실 긴다이치 시리즈를 읽게 된 계기가 이거였다.

교양을 채워주는 학무 하실 분

한줄평:담개 픽 NO.1 작품

 

우선 살인이 세 번이나 일어나는데 무지성 때리패기, 칼찌하기, 독살처럼 누구나 범인이 될 수 있음... st로 처리한 게 아니라 시체 하나하나 세심하게 계산된 게 예술적 느낌까지 받았고 (하나코 임팩트는 솔직히 지금 봐도 크다... 종 안의 유키에도 충격이었고) 하나하나 알리바이 딱딱 맞고 트릭 철저하게 세운 불가능 범죄라 보는 맛이 있었다. 가문 승계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컸으면 이렇게 열심히 생각해냈을까?

사실 이 작품의 호감 요인은 뒤에 풀린 진상이 7할은 차지한다.

나는 스님 혼자 했다고 생각한 걸 3명이 나눠서 한 것도 충격이었는데 그 배후가... 어이구

진짜 말마따나 너무 봉건적이라 토나오는 동시에 사실 히토시가 xx돼서 이지랄을 할 필요도 없었다는 허무한 사실이 오히려 작품의 붐업력을 올려줬음... 스님의 최후는 그런 면에서 정말 마음에 들었다.

너무 일색이 짙어서 취향 아니라는 사람도 있지만 깡촌 섬 아니면 나오지 못할 뭔씹 동기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고... 역시 나는 x나미자와st 이끼 인습 시골마을 소재, 아무 의미도 없는 뭔가에 매달려서 집착하다가 파멸하는 인간상을 너무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사실 그런 인습에 매달리다 보면 속으로 파고들어가다 무너지는 게 너무 자연스러우니까 동어반복일까요?

 

사견이지만 きちがいじゃが仕方がない 번역은 정발본의 나온 미치광이지만 어쩔 수 없군 보다는 ㄴ무위키에 나온 대로 얼이 나갔지만 어쩔 수 없군<으로 번역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

긴다이치가 잘못 들었다는 설정을 살려서 철이 빗나갔지만~ 이걸 얼이 나갔지만으로 잘못들었다고 하면 얼추 말 되고... 미치광이는 너무 잘못 들을래야 잘못 들을 수가 없는 단어잖아 ㅋㅋㅋ

 

밤산책

이건 ㅂㄹ 취향 아니었다

주인공이 범인이다 라는 진상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이전에 뿌려둔 떡밥이 너무 없었고 (이 부분은 뒤에 해설에서도 지적하더라) 나오키->시즈카 야시로->야치요 서로의 여자 이중 NTR이 너무 당황이었슴 ㅋㅋㅋ

그래도 나오키 만행 밝혀지고 야시로가 나오키한테 다다다다 쏘아붙여서 청년 치매 온 거 보니까 통쾌하긴 하더라... 물론 야시로는 사형으로 임종하겠지만

그러고 보니 긴다이치 시리즈의 범인들은 압도적으로 살자 비율이 높은데 왜일까 생각하면 옛날 일본에서는 살인은 무조건 사형이라 그런 거겠구나

 

팔묘촌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공포 모험 소설?

그러니까... 옥문도와 비교하자면 옥문도는 피규어, 팔묘촌은 구교사 탐방 느낌의 괴담이라는.

이렇게 말하면 이해가 될까요? (나만 이해 가능한 비유)

근데 확실히 흡입력은 있었다. 왜 긴다이치 시리즈 중 인기탑인지 이해함 

우선 죽는 사람이 많아서 긴장을 놓을 새가 없다. 그리고 중반부터 시작되는 타츠야의 지하도 모험... 거기서 새롭게 만난 히로인과 지하도의 시체... 이런 요소들이 작품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듯

작중 타츠야는 '그' 요조의 핏줄인데다 오자마자 사람들이 픽픽 죽어나가니 사람들이 배타적으로 대하는 감이 있는데 (이런 분위기는 갈수록 더 심해져서 나중에는 아예 죽이려고 쫓아오기까지 한다) 타츠야 쭈아~ 하는 히로인이 너무 많아서 

너무 힘드러ㅠㅠ 하는 것도  솔직히 이렇게  느껴짐

하루요 누님이 막 상냥하게 대해주고 노리코가 풀밭에서 오라버니 기다리고 둘 다 타츠야 품에 안길 때마다 하렘 이미지가 자꾸 연상돼서 크흠크흠 함... 물론 심각해질때는 심각해지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나 패배히로인, 누님, 근친충, 병약연상파라 하루요 누님 응원했는데 그렇게 가실 줄은 몰랐음... 그래도 사랑하는 남동의 품에 안겨 맞은 임종 장면은 정말 좋았다. 와중에 약한 몸으로도 손가락 콱 물어뜯어서 미야코 죽게 만든 것도... <여기서 동귀어진 배틀 백합을 읽어내는 용감한 씹덕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노리코가 맘에 안 들었다는 건 아니고... 첨에는 아 뭐임; 하다가 감겨서 사랑에 빠지는 남자와 단나사마 큥큥 너무 좋아 메가데레 순수 하트 여자 도식 좋아해서 이 커플도 좋았다.ㅎ

오히려 미야코가 위장러브였다는 게 놀랐다. 처음에 마망누님처럼 나데해준 기억이 너무 커서 그랬나 중후반부터 급손절하고 얼굴 1도 안 비추는 거 진짜 사람 죽인거 타츠야인줄 알고 배신감 느껴서 멀리하는 줄...

그러고 보니 신타로-미야코도 좋았는데 중편 제외 장편에서 첫 여성 범인이고 (야치요를 포함해야 하나 싶다가도 또 주범은 야시로니까 낑기기에는 좀 그렇긴 하죠?) 내가 또 바보 온달 평강공주 콤이 있어서 ㅎㅎ 동기도 맘에 들었음.

 

전체적으로 뭔가 서브컬쳐 조상님 같았던 작품이었다. 추리요소도 체감상 독살 원툴, 동기가 주요한 쟁점이라 살인 자체의 트릭은 그닥 돋보이지 않았지만 (비구니 이중 살인이 그나마 좀 트릭 면모 있긴 한데 다른 거랑 비교하면 솔직히 흠?) 모험 요소가 강해서 그쪽으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아니 그리고 제일 어이없었던 거: 첨부터 미야코가 수상하다는 의뢰 받고 왔으면서 사람이 그렇게 죽어나가는 동안 갸웃? 하면서 보고만 있었던 긴다이치

잡으라고요 좀

 

백일홍 나무 아래

살인귀는 보면서 밤산책이 강하게 떠올랐다. 주인공 이름도 똑같고 곱추-목발남자 라는 수상한 스토커도 그렇고... 여기서 영감 받아서 밤산책을 집필했나?

흑난초 아가씨랑 향수 동반자살은 연달아 읽으니까 진짜... 어디서는 금수저 옛 클메 질투해서 짭 도벽자 행세 하면서 장물 갖다팔다 사람 죽이는데 어디서는 다이아수저 보장받은 재벌 자제가 아랫도리 드럽게 놀리다 사람 죽(일 뻔하)고... 동기에서부터 빈부격차가 엄청나게 나서 좀 숙연해졌다. 와중에 할머니가 엄마 출신 맘에 안 든다고 손자도 조낸 갈군 탓에 일찌감치 집안의 골칫덩이 취급, 함무니한테 엉덩이 맞기에 익숙해져서 형이 싼 똥 다 내껄로 해도 되. 내가 다 짊어지고 골칫덩어리가 될게 하는 둘째 좀 ㄲㄹ(죄송)

그리고 대망의 백일홍 나무 아래. 이거는 남자 넷이 모인 추모회 당시부터 시작할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좀 놀랐다. 그리고 계속 품는 의문이지만 이 시리즈 왜 이렇게 .. 추잡한 성추문이 많은거냐

입맛에 맞는 ㄹㄹ 하나 들여서 나만의 요부로 만들고 광란의 쌔쓰파티<이게 실화라고? 네... 

트릭도 우연에 의지한 부분이 많아서 정교하게 계산된 느낌은 아니었다. 하긴 여기서는 긴다이치가 개입할 요소 자체가 없었으니 너무 복잡하면 풀리지도 않았겠지.... 딱 옥문도 프리퀄로써 의미가 있는 듯.

 

이누가미 일족

내가 긴다이치 시리즈 중에서 가장 먼저 알았던 타이틀이 이거였다.

엄청나게 유명한 작품이고 흰 고무 가면의 포스가 굉장해서 위키 깔짝거리다 스포도 좀 밟았는데 그것도 벌써 몇 년 전 일이니... 책 읽었을 시점에는 스케키요랑 다마요가 결혼한다는 찐찐찐 최종 스포일러밖에 생각 안 나서 애들 죽어나가는 동안 왜 얘네 결혼 안하지? 하고 어리둥절했음 당연하겠지 그 가면남은 스케키요가 아니니까....

혼진 파트에서 도르래 진상 때문에 추리 실패했다고 코멘트했는데 얼굴 구분할 수도 없게 갈려서 돌아온 장손이 날세우면서 예민해 하니까 난 진짜 스케키요인줄 알고 그래 그렇게나 갈렸으니 사람이 바뀌었겠지 손도장도 맞자나? 하고 있다가 아주 큰 뒤통수를 맞았다. 

그리고 밤산책까지는 절~대 안 이어주더니 (혼진의 겐조와 가츠코, 옥문도의 긴다이치와 사나에를 기억하라) 팔묘촌부터 사랑의 짝대기 이어주는 경향으로 바뀌었는지 마지막에 남녀 이어지는 엔딩 꼬옥 끼워넣은거 신선했다. 도르래도 새드로 끝나서 더...

 

그리고 한창 게나조 탐라에 돌 때 이누가미 일족 얘기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길래 궁금했는데 읽으니까 다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아주 잘 알겠더라 ㅋㅋㅋ

특히 자매들은 진짜로 저 이미지였음

근데 류가 가문의 비밀이랑 오토메 행적 보면 여기 장녀가 그냥 선녀임 (사람을 셋이나 죽였지만, 평범한 '엄마'구나)

 

여왕벌

처음부터 대놓고 수상합니다... 범인입니다... 하는 인물은 결백하다는 공식이니까 절대 의심 안했는데 범인이래서 1차 충격, 사실 그건 찐범인 실드치기 위해 자기가 희생한 거라는 사실 알고 2차 충격

긴조라는 이름의 보호자가 (공동) 의뢰인이라는 사실이나 결혼에 관련된 이야기가 오가서 이거 혼진 살인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나 생각했다. 다 읽고 난 결론은 영감을 얻긴 얻었는데 비틀어서 얻은 느낌. 다이도지 캐릭터성은 혼진의 긴조가 아니라 혼진의 겐조에서 따왔구나

다만 은교 여주 읍간하려던 남자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살해당하는 시츄나 결국 나중에 남자여자 이어지는 사랑의 짝대기 엔딩은 이누가미 색채를 강하게 느낌.

근데 킨조 (아니, 긴조라고 번역됐지만 킨조로 읽는 거 다 알잖아) 이름에 뭐가 씌였나 이런 이름인 사람은 근친충 아니면 짝*를 뺏긴 BSS 포지션인가요? <jok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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